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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반도체 고점논란… 업계는 "담담"

파이낸셜뉴스 2018.10.12 16:59 댓글0

가격 하락 예상되는 가운데 "슈퍼호황서 호황으로 갈 것".. 외국계 증권사는 '비관적'


올해 4·4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전망치가 속속 발표되면서 '반도체 고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을 근거로 지난 2년간 지속된 반도체 슈퍼호황이 끝났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반도체 제조업체의 의견은 다소 다르다. 지금의 주장은 예상치에 불과할 뿐으로 실제 반도체 계약 가격은 아직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설사 반도체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슈퍼호황의 끝이 '불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가격 떨어진다' vs. '예상 빗나갈 수 있다'

12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4·4분기 D램 평균 계약가격은 9분기만에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3·4분기 대비 5%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본 것. 낸드플래시는 이미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올해 3·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분기 대비 10% 가량 떨어졌다. 4·4분기 가격은 이보다 10~15%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근가로 D램익스체인지는 "9분기 연속 계속됐던 슈퍼 사이클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국내외 금융투자업계 또한 4·4분기 반도체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가 앞다퉈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지만 수요는 정체라는 이유에서다. 이를테면 모바일 D램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수요가 하락했다. PC D램도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부족 사태로 노트북·개인용컴퓨터(PC)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악영향을 받고 있다. 매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서버 D램 수요도 올해 4·4분기엔 약세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간 사례가 많아 아직 알 수 없다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실제로 반도체 초호황이 지난 2016년 3·4분기에 시작됐지만 직전 분기인 2·4분기만 해도 반도체 불황이 하반기 내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2016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 2015년 대비 7.9%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2016년 하반기까지 공급과잉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3·4분기에 가격이 오를 거라고는 예측 못했다"며 "올랐을 때도 잠깐의 반등일 줄 알았는데 호황이 2년이나 지속됐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 '걱정 없다' vs. '고점 끝났다'

4·4분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과거의 반도체 사이클처럼 시장 침체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보통 반도체 산업은 호황과 불황을 거듭한다. 반도체 업계는 약 2년 주기로 돌아오는 불황 시기마다 보릿고개를 견뎌야 했다. 일례로 '반도체 암흑기'로 불리는 2007~2008년, SK하이닉스는 영업적자에 휘청이며 비상경영을 해야 했다.

업계는 현재의 가격 하락이 기업의 이익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응용처만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4·4분기에 모바일 D램, 그래픽 D램 고정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가 양호한 서버 D램 고정가격은 3·4분기와 유사하고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반면 많은 외국계 증권사들은 업황 침체를 우려한다. 모건스탠리가 대표적이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고 압박이 늘어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무라증권, JP모건, CLSA 역시 "최근 반도체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D램 시장은 매우 주기적"이라며 "선례에 비춰봤을 때 2년간 이어진 상승세는 하락세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비관적 시각에 대해 "증권사는 선행지수인 주식을 기반으로 분석해 보다 보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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