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이달 들어 바이오주 저가 매수 나서
- 북한 경제협력주 급등하며 바이오 조정 길어져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이달 들어 바이오 업종 전반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이후로 급등 랠리를 펼친 바이오주(株)에 대한 차익 실현이 이어지면서 코스닥 시장 전반에 투자심리가 약해졌다. 게다가 대북 경협주라는 대체재가 나타나면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조정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저가 매수기회로 본 개인투자자가 적지 않은 탓에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 수익률이 유독 부진하다.◇바이오株 저가 매수 나선 개인, 수익률 저조에 울상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개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은
[ 81,500 하향 5,400 -6.21% ]
로 집계했다. 개인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1544억원어치 사들였다. 주당 평균 매수가격은 9만 6300원으로 현재가 8만 1500원 대비 15% 이상 비싸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1월12일 장 중 한때 16만 4000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3개월여 동안 50% 이상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연중 최저가다. 주가 하락은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 매출액 948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 174억원을 밑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연일 처분하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은 49만주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고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33.27%에서 32.91%로 소폭 낮아졌다. 개인이 이달 들어 436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바이오리더스도 주당 평균 순매수 가격 대비 18.4% 떨어졌다. 텔콘 케이피엠테크 제넥신 오스코텍 신라젠 등도 개인이 200억~300억원 가량 사들였지만 주가는 신통치 않다.
개인이 최근 조정 흐름을 보이는 바이오 주식을 주로 사들이면서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바이오 주식은 11개 종목에 달했다. 이달 매매 기준으로는 평가 손실을 기록 중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많은 바이오 업체 주가를 보면 체력보다 기대가 현저히 앞선 비정상적인 고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중소형 바이오업체는 전임상단계의 물질만 확보했다는 뉴스만 나와도 급등했다”며 “지나치게 부풀려진 기대는 반드시 그 이상의 고통을 수반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기관, 실적 시즌 맞아 저평가 실적개선株 대응개인과 달리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는 바이오 업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그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소외당한 비(非) 바이오 업종으로 대응해 선방했다. 외국인은 바이오가 아닌 주식 가운데
[ 49,500 상향 1,500 +3.13% ]
코미코 원익IPS 다나와 해마로푸드서비스
[ 22,000 상향 600 +2.80% ]
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코미코와 해마로푸드서비스 대주전자재료 등은 평균 매수가 대비 10%가 넘는 평가수익을 기록 중이다.
기관 투자가도 펄어비스·비에이치·
[ 33,300 하향 850 -2.49% ]
·SKC코오롱PI·매일유업·코스메카코리아 등을 집중 매집했다. 1100억원어치를 사들인 펄어비스는 4%가 넘는 평가 수익을 기록 중이고 264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아프리카TV도 평가수익률 7%를 기록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은 실적 시즌을 맞아 이익 개선폭 대비 주가가 덜 오른 종목 위주로 대응하고 있다”며 “바이오 업종이 조정 없이 6개월가량 올랐으니 한차례 조정을 거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한 투자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 증시에서 대북 경제협력주로 시선이 이동한 것도 바이오 업종 조정에 영향을 줬다”며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자금 가운데 일부는 바이오 업종에서 이탈해 경제협력 관련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