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의 상승과 인플레이션.

어젯밤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2.9%가 오르며 57.35$로 마감하였다.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브렌트유 역시 3.3%가 오른 64.0달러에 거래되었고, 천연가스 가격은 4.6%가 오른 3.123$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휘발유 1.7%, 나프타 2.3%, 에탄올 3.9% 등 에너지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였다.

또한 그간 하락이 이어지던 금, 은, 백금 등 귀금속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어 있으며, 곡물과 산업 금속 가격 역시 전반적인 오름세이다.

WTI 원유 가격 추이

WTI 원유가격은 51$에 위치했던 네크라인(Neck Line) 저항선을 넘어선 후 견실한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원유가격의 전년동기비 상승률이 32%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세계 모든 국가의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이끄는 생산자 및 소비자 물가상승이 시작된다.

원유가격 전망

원유가격을 보면 16년 전 공화당대통령 부시의 재임 초기의 모습과 같다. 석유산업계의 지지를 얻기 위해 교토의정서 기후협약을 파기를 공약했던 부시는 집권하자 공약을 파기했고 8년 재임 기간 중 협약에 동의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트럼프 역시 파리 기후협약 파기를 공약으로 내걸어 석유산업계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이 된 후 파리 기후협약을 파기했다.

부시 재임시 원유 가격은 부시대통령 재임 첫해 9월까지 하락한 후 이후 상승이 시작되어 17$에서 출발하여 재임 말 배럴당 146$로 올랐다. 마찬가지로 트럼프 재임 첫해 유가는 9월까지 하락 조정을 보인 후 상승이 시작되고 있으며 아마도 부시 정부와 마찬가지로 재임 말기까지 상승하는 모습이 될지 모른다.

원유가격의 장기 변동구조는 위와 같다. 중기적인 상승 목표는 대략 배럴당 115$을 지향하며 장기적인 목표는 오버슈팅이 없다면 230$이 될 것이다.

이런 원유가격 상승과 함께 상품지수도 1.68%가 오르면서 상승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상품지수는 지난 10년간 이례적으로 하락한 상태에 머물러 왔으며, 이런 낮은 상품지수가 그간의 물가 하락의 디플레이션과 저물가 성장국면의 배경이다. 그러나 과도하게 억눌려 있던 가격은 오르기 시작하면 급격히 오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2002년 이후의 상품가격 상승처럼 장기에 걸쳐 매우 급격한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전세계는 10년 이상 잊고 살았던 인플레이션의 압력을 받기 쉽다.

인플레이션은 역으로 보면 현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므로, 현금, 예금, 채권, 보험의 가치가 하락하고 상품과 주식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의 가격이 오른다.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사람은 삶이 더욱 어려움에 처하므로 물가상승률을 카바할 수 있는 자금 운용을 통해 실질소득 감소를 보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에너지 관련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킴으로써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를 헤지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간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덜 받는 기술주가 주식시장을 선도하고, 원자재 가격과 연관을 갖는 경기 민감주가 상승에서 뒤쳐지는 국면이 장기간 이어져 왔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여 상승이 정체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따라서 상품지수를 주가지수로 나눈 상대강도는 장기에 걸쳐 하락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 흐름이 반전의 전환점에 섰다. 9년에 걸쳐 이어지던 원자재와 상품지수보다 주가지수가 더 오르는 국면이 반전되며 원자재가 주가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국면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에 위치한다. 향후 8년여에 걸쳐 원자재 가격이 주가지수에 비해 같거나 더 빠르게 오르는 경기민감주 시대가 시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