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잡히는 증권형 토큰, 국내 규제는?

2018/11/09 11:00:19     팍스넷뉴스

[증권형 토큰]③ 금지에서 규제로 변화하는 시선


[팍스넷뉴스 공도윤 기자]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을 우리는 ‘암호화폐’라고 부른다. 암호화폐(또는 암호화 통화) 외에도 이를 칭하는 용어는 여러 가지다. 지폐나 동전 등 실물이 없어 ‘가상화폐’ 또는 '가상통화'라고도 한다. 회계업계는 감사보고서에서 암호화폐라는말을 쓰지만 IFRS(국제회계기준)이 정의하는 성격은 ‘디지털 자산’에 가깝다. 법원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자산’이라고 판결했으며, 학자들은 여전히 ‘통화’로서 인정할 수 있는가를 놓고 논쟁을 벌인다. 암호화폐 거래소에는 ‘코인’과 ‘토큰’이란 용어가 뒤섞여 거래된다. 


기존 금융시장의 기준으로 암호화폐를 평가하려고 보면 적절한 항목이 없어 여전히 정의와 해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증권형 토큰이 헤쳐나갈 길은 앞으로도 멀다는 의미다. 하지만 스웨덴, 미국, 싱가포르, 태국 등을 중심으로 차츰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와 기능적 구분이 이뤄지며 그에 맞는 법안이 마련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시그널이다. 



◆증권형 토큰 ‘가상화폐’에서 ‘증권’으로 인정, ICO→STO로 구체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불과 5개월 전만해도 윌리엄 힌먼 SEC 기업재무국장이 나서 ‘가상화폐는 증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제이 클레이튼 SEC위원장은 미 경제방송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은 증권이 아니지만 ICO(암호화폐공개)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쓰이는 디지털 자산, 즉 ‘토큰’은 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윌리엄 힌먼 국장은 ICO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가이드라인에는 발행사의 토큰이나 코인이 ‘증권’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담길 것이라고 알렸다.


ICO에 대한 규제안도 뚜렷해지고 있다. SEC는 ICO를 증권법 테두리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도 암호화폐를 지불형, 유틸리티형, 자산형(기존 주식을 대체하는 개념)으로 구분해 ICO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들 국가 외에도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국도 속속 ICO와 암호화폐에 대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토큰 중에서 증권형 토큰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 지며 일반 암호화폐 공개와 달리 증권형 토큰 공개를 분리해 STO(Security Token offering)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미국과 스위스 등은 사전등록과 예외 규정들을 활용해 STO를 적용하고 있다.


나스닥은 ‘증권형 암호화폐 공개(STO)’ 플랫폼 개발을 추진 중이다. 미국 내 언론보도에 따르면 나스닥은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사 심비온트(Symbiont)를 포함해 다수의 기업들과 ‘증권형 토큰 공개(STO)’ 플랫폼 개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플랫폼은 증권 성격을 지닌 암호화폐는 크라우드펀딩과 유사한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공모하고 자금을 모으며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든다.


◆ 민간 법령 정비 촉구 불구 여전히 ‘ICO 금지’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정부가 ‘모든 종류의 ICO를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뒤 아직 변화가 없다. 민간이 나서 규제 마련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지난 8일 대한변호사협회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거래를 적법한 것으로 인정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속히 법령을 정비할 것을 촉구했다. 


ICO 관련 민간 중심의 자율규제안은 이미 몇차례 등장한 바 있다. 블록체인거버넌스컨센서스위원회(BGCC)는 ‘ICO 자율규제 전략: 혁신생태계를 위한 ICO 가이드라인 포럼’을 통해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령 적용 여부와 기술 완성도 등을 검토하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BGCC는 우리나라 산업 측면에서 접근하면 암호화폐는 증권형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 증권형 암호화폐 공개(STO)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와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KBIPA),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KBSA) 3개 단체는 ‘IEO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IEO는 ICO의 잘못된 점을 개선해 증권사가 상장하는 기업 주관사 역할을 하는 것처럼 암호화폐 발행 기업이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소가 기업을 한단계 걸러낸 다음 상장 직전 토큰을 공개 판매하는 ‘IEO’를 제안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정부는 암호화폐를 실체가 없는 ‘가상’의 화폐라는 점에서 ICO를 전면금지하고 있다. 더딘 정부 움직임에 민간기업들은 암호화폐의 ‘불확실성’보다는 ‘블록체인’기술이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산업을 주목하라고 요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STO보다는 유틸리티 토큰의 ICO가 먼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아직은 국내에서의 STO 허용은 멀었지만, 규제 아래 경쟁력 없는 다수의 토큰을 걸러내는 일이 장기적으로 시장 발전과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도윤 기자 dygong@pax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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